바빠지면 당연히 집은 엉망이 되어요. 뉴지엄을 준비하며 시작하며 올해 집은 늘 엉망이었습니다. 아이들이 3학년이 된 올해부터는 돌봄선생님도 일주일에 두번 청소 도와주시는 분도 그만 오시게 했어요. 3학년이 된 아이들이 이제는 스스로 등교 하교를 하고 스스로 집을 치우도록 배워야할 것 같아서. 그렇게 시작된 아이들의 자립과 집안일의 자립은 한 해를 지나오며 생각만큼 그렇게 잘 이루어지지는 않았는데 자립이라기보다는 방치되기가 일쑤여서 아이들이. 생활이. 이렇게 되어도 괜찮은걸까. 종종 아니 자주. 생각하게 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코앞에 두고 나는 신앙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하나도 준비가 되지 않았어요. 고해성사도 보지 못했고. 폭탄을 맞은 것 같은 집. 잔뜩 쌓인 설거지. 옷 산더미 세탁실. 기타 등등. 나는 고해성사를 못해도 아이들의 고해성사는 챙겼고, 성탄절 공연 연습도 챙겼습니다. 뉴지엄의 일은 주말도 연휴도 없는 터라, 일을 하며 틈틈이 시작한 청소는 어제 저녁 시작해서 오늘 저녁 끝이 났어요. 꼬박 하루가 걸렸네요. 아이들도 좀 거들었습니다.
뉴지엄 크리스마스 마켓 페이지를 만들고 지인분들께 성탄인사와 함께 공유했어요. 나도 뉴지엄 크리스마스 마켓 페이지에서 장을 보고 나름 크리스마스다운 아침식사와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감사한 분들이 너무 많아서 내일도 한참을 더 인사 전해야 해요. 나처럼 일과 가정을 돌보는 일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여성이 있다면 나는 이 마켓 페이지를 나누고 싶습니다.
청소를 마친 집. 나의 식탁에 앉아. 와인과 컴퓨터. 이 정도면 크리스마스 이브의 이브가 괜찮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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